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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er's picturewindartgroup

6.14.2021

Updated: Jul 3, 2021


이기희칼럼 [같은 하늘 다른 세상]


Great Awakening by Hessam


청년과 꼰대, 그 가벼움과 무거움


‘하나 혹은 적은 수의 생명체에 처음으로 생명이 깃들고 이 행성이 중력의 법칙에 따라 도는 동안 너무나도 간단한 기원으로부터 끝없는 생명들이 가장 아름답고 가장 놀랍도록 존재해 왔고 존재하고 있으며 진화해 왔다.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중에서.


진화는 일이나 사물 따위가 점점 발달하여 가는 것을 말한다. 진화는 생물이 변해 가는 현상이다. 생명 있는 것들은 진화하지 못하면 퇴화하고 도태된다. 나는 정치를 모른다. 한국 정치에 관심 없다. 관심 갖는다 해도 전혀 달라질 것 없다는 낭패감과 불신으로 내 정치적 촉각은 퇴화를 거쳐 도태 단계에 이르렀다.


근데 이변이 생겼다. 30대 야당 대표의 출현으로 촉각이 곤두선다. 나이와 경륜, 돌출발언 등으로 비판과 걱정 근심은 받겠지만 돌풍을 잠 재울 묘수가 없다. 평지풍파(平地風波)가 예상된다.


‘평지풍파’는 고요한 땅에 바람과 물결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또는 공연한 일을 만들어서 뜻밖에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태를 시끄럽게 만드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대표는 원로를 비판하며 직구를 날리는가 하면 참신 발랄, 화려한 언어로 새바람을 일으키며 파당정치로 해묵은 사해의 바다에 돛단배를 띄웠다.



‘평지풍파’는 당나라 시인 유유석의 악부시집에 실린 ‘죽지사’에 유래한다. ‘시끄러이 열두 여울인데(懼塘嘈嘈十二灘)/ 사람들은 말한다네, 길이 예부터 어렵다고(人言道路古來難) /길게 한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물과 같지 않아서(長恨人心不如水) / 예사로이 평지에 파란을 일으킨다(等閑平地起波瀾).


여울을 지나면 다시 여울이 나타나 열두 개의 여울이 줄지어 있어서 시끄럽게 물소리를 낸다. 양쯔강의 빠른 여울보다도 더욱 많은 한이 서린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지 않아 평지에서도 파란을 일으켜 세상사를 어렵게 만든다는 뜻이다. 물은 바닥이 가파른 곳에서 여울을 짓지만 사람들 생각이 모자라면 평지에서도 함부로 풍파를 일으켜 인생길을 어렵게 한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변화와 변신은 위대하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꼰대가 되고 도태된다. 진화는 모든 생물이 유일하게 살아남는 방법이다. 진화는 창조와 버금 간다. 신드롬 현상은 열풍이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잠재울 수 없다. 청년시대 젊은이들의 등장은 한국정치사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고 신선한 도전이며 진화다. 지는 해는 뜨는 해를 감당하지 못하다. 지는 해와 뜨는 해의 논쟁이 같을 수 없다. 뜨는 해는 더 높이 떠올라서 세상을 밝혀야 하고 지는 해는 어둠이 몰려와도 절망을 다독거릴 지혜를 품어준다. 청년과 꼰대, 가벼움과 무거움은 질량의 차이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의하면 화학 반응에서 반응물 전체의 질량과 생성물 전체의 질량은 동일하다. 젊은 사람이 우쭐대며 무게감을 자랑하면 꼴사납고 늙은이가 가볍게 촐랑대면 꼴불견이다. 한국사회의 만연한 부패와 불평등, 해묵은 정치권력을 바꿀, 새로운 역사를 쓸 조짐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예단과 예측은 틀릴 때가 많다. 실수를 거듭하며 청년은 꼰대 아닌 참어른에게 배우며 성장한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 좋은 사회가 훌륭한 지도자를 배출한다. 작은 돌멩이가 우물 안 태풍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혁명이 될 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새로운 창조가 될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 볼 일이다.



미주 중앙일보 6.14.2021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칼럼은 매주 미주 중앙일보에 게재됩니다. 중앙일보 미주판  www.koreadaily.com 에 들어가 오른쪽 위 뉴스 검색란에 이기희를 입력하면 16 동안 쓴 칼럼 1000편 이상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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